[내분비내과 홍용주 과장]여름이 괴로워? 당뇨병 여름나기 수칙!
2020.08.14 12:08
당뇨병 환자분들 중 날씨가 더워지면 갑자기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분들이 많습니다. 당뇨병이 특별히 계절의 영향을 받는 질환은 아니지만, 덥고 습한 여름의 특성이 혈당 관리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우선,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면 탈수현상이 일어나 혈당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이온음료, 스포츠음료 등이 수분을 효과적으로 보충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런 음료들에도 다량의 당분이 함유돼 있습니다. 당분이 있는 음료는 당장 갈증이 해소되는 것 같아도 혈당 상승으로 소변량이 늘면서 수분을 더 잃게 되는 결과를 낳습니다. 고혈당으로 위급한 상황에 이르지 않으려면, 갈증을 느끼기 전에 시원한 생수를 마셔 수시로 수분을 섭취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달고 맛있는 여름 과일입니다. 참외, 수박, 복숭아 등 제철을 맞은 과일을 맛보고 싶은 마음은 알지만, 어떤 과일이든 혈당을 상승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토마토처럼 비교적 당분이 적은 과채류도 당뇨병 환자에게는 과일에 해당합니다. 꼭 과일을 먹고 싶다면 자기 주먹의 절반 정도만 하루에 한 종류를 한 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아침 공복 혈당이 높은 편이라면 저녁 식사 후 후식으로 과일을 먹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식단도 주의해야 합니다. 더워서 입맛이 떨어지면 맵거나 달거나 짠 별미식이 자연스럽게 생각납니다. 한 끼쯤이야, 하고 먹은 음식들로 인해 혈당이 치솟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당황하지 말고 약물을 잘 복용하면서 평소 식단으로 돌아오면 차츰 혈당이 안정을 찾을 수 있지만, 한 끼 특식으로 급격히 오른 혈당을 낮추는 데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식사를 거르는 것도 저혈당을 불러올 수 있으니 규칙적인 식단을 지키시기 바랍니다.
여름철의 뜨거운 햇볕과 열기에 노출되는 신체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조심해야 할 부위는 발입니다. 여름에는 양말을 신지 않고 피부가 드러나는 샌들 등을 착용하므로 발에 상처가 생기기 쉬운데, 당뇨병 환자는 피부 감각이 저하된 상태여서 상처가 생긴 것을 모르고 방치해 심각한 상황에 이를 수 있습니다. 통풍이 잘 되면서 발을 보호할 수 있는 양말과 신발을 신으셔야 합니다. 자기 전 씻고 나서 발을 말리면서 상처나 물집은 없는지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습니다. 또한 망막합병증이나 백내장 등의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낮 시간 외출 시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만약 여름철 복병들로 인해 좀처럼 혈당 조절이 되지 않는다면, 매 끼니 식사는 물론 섭취하는 모든 간식이나 음료 등을 정리해서 혈당 측정 결과와 함께 담당 의료진에 상담을 요청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당뇨병은 꾸준한 관리가 중요한 질환으로, 좋지 않은 혈당 패턴이 발견된다면 적극적으로 의료진의 도움을 구하시기 바랍니다.